부동산 p. 008

전세계약 전 등기부등본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전세 계약 전 등기부등본 보는 법 — 표제부·갑구·을구에서 소유자 불일치, 신탁등기, 깡통전세 위험 신호를 항목별로 짚는 체크리스트.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 뒤늦게 등기부등본을 열어 보는 분들이 아직도 많아요.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지면서 계약 전에 직접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기본 절차가 됐습니다. 처음 보면 빽빽한 한자와 법률 용어가 가득해서 막막하지만, 확인해야 할 항목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등기부등본, 어디서 어떻게 뽑나

등기부등본(정확한 명칭은 등기사항증명서)은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누구나 뗄 수 있습니다. 본인 명의가 아니어도 됩니다. 열람은 700원, 공인 발급은 1,000원입니다. 열람은 화면에서만 확인 가능하고 출력·저장이 불가능하니, 나중에 증빙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발급으로 뽑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부동산 종류에 따라 떼야 할 서류 수가 달라요. 아파트·오피스텔·빌라처럼 독립 호수가 나뉘는 집합건물은 토지와 건물이 통합된 등기부 1장이면 됩니다. 반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처럼 일반건물로 분류되는 경우엔 토지 등기부를 별도로 발급해야 합니다. 다가구 빌라라고 생각하고 1장만 뽑았다가 토지 현황을 놓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계약 물건이 어느 쪽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노트북 화면 앞에 1,000원짜리 동전 한 닢이 놓인 장면 — 등기부 발급 비용 체감

표제부, 계약하려는 집이 맞는지 확인한다

등기부등본의 첫 장은 표제부입니다. 여기서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소재지번(주소), 건물 명칭, 전용면적. 이 세 항목이 임대차계약서에 적힌 내용과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면적은 특히 꼼꼼하게 봐야 해요. 계약서에 적힌 평수와 등기부의 전용면적이 다른 경우, 실제 계약 대상 물건이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건물이 등기되어 있지 않거나 “건물 없음”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입니다.

표제부와 함께 건축물대장도 대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물대장은 정부24(gov.kr)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요.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의 면적이나 용도가 다르게 표기된 경우엔 계약을 진행하기 전에 그 이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갑구, 소유자를 확인하고 위험 등기를 걸러낸다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기록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간단해요. 임대인의 이름이 등기부 갑구의 소유자 항목과 일치하는지입니다. 계약 당일 임대인의 신분증과 반드시 대조하세요. 소유자가 아닌 사람과 계약하는 것은 전세사기의 가장 흔한 수법입니다.

소유자 확인 다음에는 갑구에 기재된 다른 등기들을 훑어야 합니다.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발견되면 즉시 계약을 멈추고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등기 종류위험 내용대응
신탁등기수탁자(신탁사)가 형식적 소유자 — 임대차 계약에 신탁사 동의 필요신탁원부 함께 확인, 적법 임대권한자 여부 확인 필수
가압류·가처분소송·채무 분쟁 진행 중 신호계약 보류, 분쟁 결과에 따라 소유권 변동 가능
압류세금·공과금 체납 신호경매로 이어질 수 있음
임의·강제경매개시결정경매 절차 이미 개시됨낙찰 후 명도 위험 — 계약 불가 수준
가등기소유권 이전 예약 — 본등기 시 임차권 소멸 위험계약 전 처리 여부 확인

신탁등기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2024년 12월 21일부터는 신탁등기 부동산 임대차 시 등기사항증명서와 신탁원부를 함께 확인하도록 제도가 강화됐습니다. 신탁원부에서 적법한 임대권한자를 확인해야 해요.

빨간 스탬프가 찍힌 서류 뭉치 — 위험 등기 시그널 체감

을구, 근저당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따진다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 쉽게 말해 담보 관계 — 를 기록하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위험은 여기 적힌 근저당권 항목에서 나옵니다.

확인할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채권최고액의 합계. 근저당이 여러 건 설정되어 있다면 모두 더해야 합니다. 둘째, 채권자의 종류.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금융기관 외에 개인 채권자 근저당이 있으면 더 주의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은 상환 및 말소 절차가 비교적 예측 가능하지만, 개인 채권자는 그렇지 않아요. 셋째, 설정일과 순위. 설정 번호가 낮을수록 선순위입니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액보다 높게 설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정해진 비율이 아니라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치이므로, 실제 잔액은 임대인에게 잔액증명서를 별도로 요청해 확인해야 합니다.

을구에 전세권이나 임차권 등기가 남아 있다면, 이미 이 집에 보증금 우선변제를 주장할 수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경매가 진행될 경우 그 보증금이 먼저 변제되고 내 보증금이 돌아올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채권 합계와 시세를 비교하는 계산법

등기부를 다 읽었다면 마지막으로 수치를 직접 계산해봐야 합니다. 공식은 간단해요.

(을구 채권최고액 합계) + (내 보증금) > 매매시세 × 70%라면 위험 신호로 보고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매시세가 3억 원인 집에 채권최고액이 1억 5,000만 원, 내 보증금이 1억 5,000만 원이라면 합계는 3억 원으로 시세의 100%입니다. 경매에서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면 내 보증금은 온전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요.

매매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이나 KB부동산(kbland.kr)에서 인근 실거래 사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이 70% 기준은 법령이나 정부 공고에서 공식으로 정한 수치가 아닙니다. 시장 통용 기준이므로 실제 경매낙찰가율이나 지역 시황에 따라 여유를 더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을구에 선순위 임차인의 등기가 남아 있다면 그 보증금도 채권 합계에 포함해 계산해야 합니다.

저울 한쪽에 집 모형, 다른 쪽에 빚 서류들이 쌓인 장면 — 채권 대 시세 균형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집인가

등기부를 읽고 나서 꼭 점검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입니다.

가입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조건기준 (2024.1.1~ 적용)
주택가격12억 원 이하
담보인정비율선순위채권 + 보증금 ≤ 주택가격 × 90%

HUG가 주택가격을 산정할 때는 공동주택 기준으로 공시가격의 140%를 주택가격으로 봅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사실상 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여야 가입이 가능합니다. 공시가격보다 KB시세를 우선 적용하는 경우 등 세부 산정 방식은 상품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khug.or.kr 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보증료는 연 0.097~0.211% 수준입니다. 을구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크면 담보인정비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가입 자체가 막힙니다. 을구를 보고 보증 가입이 어렵겠다고 판단되면, 그 집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더 어려운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서류 위에 「HUG」 스탬프가 찍히는 장면 — 보증 가입 가능 여부 확인

미납국세도 계약 전에 확인한다

등기부등본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임대인이 국세를 체납한 경우, 경매 낙찰금에서 보증금보다 먼저 국세가 변제됩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계약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실제로 있어요.

2023년 6월 30일부터 보증금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은 임대인 동의 없이 미납국세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법적 근거는 국세징수법 제109조입니다. 홈택스(hometax.go.kr)에서 사전 신청하면 3영업일 이내에 열람이 가능합니다.

열람 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화면에서 확인만 가능하고, 발급·복사·촬영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열람 사실은 임대인에게 자동으로 통지됩니다. 재산세 같은 지방세 체납은 국세와 별도로, 해당 지자체 세무부서나 위택스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미납국세가 있다면 계약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낙찰가에서 국세가 먼저 빠지면 내 보증금이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홈택스 화면이 열린 노트북 옆에 계약서가 펼쳐진 장면 — 세금 열람과 계약서 함께

잔금일 직전, 등기부를 한 번 더 뽑아야 하는 이유

계약 당일 이미 등기부를 봤더라도 잔금일에 다시 한 번 뽑아야 합니다. 계약 후 잔금 전 사이에 임대인이 추가 대출을 받아 새 근저당이 설정되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계약 당일 확인한 등기부는 잔금일에는 이미 낡은 정보입니다.

잔금 당일 체크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잔금 송금 직전,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부 재발급
  2. 갑구·을구 변동 없음 확인
  3. 이상이 있으면 잔금 송금 보류 — 공인중개사·법률 전문가에게 즉시 연락

잔금을 치른 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도 같은 날 처리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에 따라 전입신고 다음날 0시부터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확정일자까지 받아야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취득은 당일 주민센터 또는 정부24(gov.kr)에서 처리할 수 있어요.

전입신고를 마쳤다면 이틀 뒤 — 대항력이 생긴 다음날 — 등기부를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전입 사이에 새로운 등기가 들어왔다면 그 시점에서 즉시 대응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등기부 재발급 비용은 1,000원입니다. 보증금 수천만 원을 지키는 마지막 확인에 들이는 비용으로는 충분히 합리적이죠.

출처
이 글을 쓴 사람

도현

경제 공부하는 사회초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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